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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알아보기/내가 생각하는 임영웅

임영웅과의 첫 만남

by 써니-10 202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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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20202,

3주 정도의 해외 출장 중이었습니다.

3주라는 시간 동안 호텔에서 건조히 지내기 보다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에 머물기로 했습니다.

먼 타국에서 동족이 주는 마음의 안정과

아침, 저녁으로 정성스레 차려지는 밥상을 포기 못해서이기도 했습니다.

 

그날은 오후에 있는 미팅 때문에 아침식사 후에

방으로 들어가 업무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거실에서는 민박집 사장님 내외분이

바빴던 아침식사 시간을 정리한 후 여유롭게 커피 한 잔씩 앞에 놓고

한국 TV를 시청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갑자기 사장님이 나를 부르셨습니다.

바쁘지 않으면 요즘 한국에서 한창 이슈인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을 함께 보자고 하십니다.

트로트...?

TV를 거의 보지 않는 나로서는,

게다가 교회음악 외에는 특별히 즐겨듣는 음악이 없던 나에게 트로트라니...

정중히 거절하고 방문을 조용히 닫았습니다.

 

한참 일에 집중하던 중 한 사람의 목소리에 이끌려

나는 어느덧 거실에 나와 서있었습니다.

순박하게 생긴 젊은 남자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방에 있는 동안 여러 사람의 노래 소리가 들렸지만

일에 집중하느라 전혀 마음을 두지 않았었는데,

이 사람의 목소리에는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였던 것입니다.

그것도 노래가 끝날까봐 조바심에 2층에서 1층 거실까지 거의 뛰어서 말입니다.

 

노래가 끝난 후 다시 미팅 준비를 위해 방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방금 노래를 부른 순박한 남자의 모습이 잠깐씩 비칠 때마다

나도 모르게 2층으로 오르던 발걸음이 멈춰있곤 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 노래가 트로트는 아니지 않나...

저 사람의 노래가 트로트 가수의 창법은 아니지 않나...

저런 목소리는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다...

호흡은 또 왜 저렇게 길지... .

 

그 날 이후로 잠깐식 틈이 날 때마다

그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는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기여서

해외에서 귀국한 사람은 1주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덕분에 귀국 이후 1주일 동안은 내 방에 틀어박혀

그의 유튜브 영상을 쭉 훑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점점 히어로에게 물들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히어로, 임영웅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사진 : 물고기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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